테라는 무너지지 않았다. 믿음이 무너졌다.
테라루나 사태는 단순한 코인 폭락이 아닌, 신뢰의 붕괴가 불러온 시장 심리 붕괴의 전형적 사례였습니다. 가치가 0에 수렴한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이 칼럼은 루나 사태의 실질 사례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 사용처 결여, 공포의 도미노, 무책임한 탈중앙화, 묻지마 투자라는 5가지 핵심 교훈을 깊이 있게 다룹니다. 앞으로의 투자 전략과 블록체인 생태계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두에게 경고와 통찰을 함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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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당신은 무엇을 봤나? |
1️⃣ 신뢰는 가장 강한 기반이며, 가장 먼저 무너진다
루나는 초기부터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공동 창업자 권도형은 당당했고,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의 미래’라는 캐치프레이즈는 많은 투자자에게 영감을 주었다. 테라USD(UST)는 1달러에 연동되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으로, 디지털 달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2022년 5월, 단 하루 만에 UST의 고정 가치가 무너졌다. 1달러로 유지되던 UST 가격은 0.9달러, 0.8달러… 순식간에 0.1달러 이하로 폭락했다. 이는 곧 루나(LUNA)의 대량 발행으로 이어졌고, 투자자들은 이를 ‘사기’ 혹은 ‘펌프 앤 덤프’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신뢰는 단 몇 시간 만에 바닥을 쳤다.
사례: 한 투자자는 3,000만 원을 루나에 투자했지만, 하루 만에 자산이 18원으로 변해버렸다. 인터뷰에서 그는 “코인을 믿었다. 기술은 진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 사용처 없는 코인은 결국 무용지물이다
UST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홍보되었으나, 실제 사용자는 대부분 루나 생태계 내 예치 및 스테이킹 수익을 노린 투자자였다. 일상적인 소비나 비즈니스에서 활용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실제 결제 수단으로 쓰인 프로젝트는 거의 없었다. Anchor Protocol 같은 디파이 플랫폼은 UST를 예치하면 연 20% 가까운 수익을 제공했지만, 이 역시 사용처라기보단 금융 상품이었다. 이러한 구조는 결국 피라미드처럼 새로운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
사례: UST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한 몇몇 스타트업들은 루나 붕괴 이후 API 서비스 중단과 결제 시스템 폐기를 공지했다. 남은 건 복구할 수 없는 신용과 폐쇄된 플랫폼뿐이었다.
3️⃣ '패닉 셀링'은 공포가 만든 연쇄작용이다
루나의 하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었다. 이는 공포로 촉발된 연쇄작용이었다. 사람들이 처음 손실을 인지했을 때, 본능은 ‘회복을 기다리자’가 아니라 ‘지금이라도 팔자’였다. 그렇게 루나는 1,000달러가 아닌 ‘1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투자자 심리학에서 말하는 공포의 도미노 현상이다. 더 내려가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집단적 심리가 더 빠른 추락을 만들어낸다.
사례: 루나의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내려가던 당시, 일부 거래소 커뮤니티에선 “지금이라도 다 팔아라”, “0원이 될 수 있다”는 말들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는 마치 실시간 전염병처럼, 투자자의 손가락을 매도 버튼으로 이끌었다.
4️⃣ 보상 없는 탈중앙화는 허상이다
탈중앙화란 말은 투자자에게 ‘자유’와 ‘분산된 권력’의 이미지로 포장된다. 하지만 탈중앙화된 시스템은 위기 상황에서 “책임질 주체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루나의 가치가 붕괴된 후,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누구도 이를 책임지지 않았다.
권도형 대표는 뒤늦게 ‘재건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미 망가진 시스템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과 한국에서 수사와 송환 요청이 이어졌지만, 법적 구제가 되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은 수년이 지나도 보상을 받지 못했다.
사례: 텔레그램 피해자 단톡방에는 한때 7만 명이 넘는 개인 투자자들이 모였다. 그중 일부는 루나 사태로 생계가 무너졌고,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5️⃣ 묻지마 투자,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루나는 한때 ‘국민 코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각종 유튜브, 커뮤니티, SNS에서 “무조건 간다”, “1억 만들 코인”이라며 맹신을 조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투자자들이 무엇을 보고 투자했는가를 묻지 않았다.
분석보단 분위기에 편승했고, 리스크 관리는 사라졌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만 믿고 전 재산을 넣은 사례도 많았다. 루나 사태는 ‘설명서를 읽지 않고 기계에 올려탄 사람들’의 참사이기도 하다.
사례: 20대 직장인 A씨는 첫 월급과 적금을 루나에 전액 투자했다. "안정적인 수익이 난다고 해서, 공부도 안 하고 바로 샀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재무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 마무리: 루나 사태, 블록체인의 경고음
루나는 무너졌지만, 블록체인의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 다만 이번 사태는 우리
모두에게 분명한 경고를 남긴다.
‘투자는 기술보다 심리다’
‘믿음은 구조보다 강하다’
‘그리고 투자자는 결국 자기 판단을 책임져야 한다’
이제 우리는 루나 이후의 생태계를 바라봐야 한다. 더 정직하고, 더 투명하며, 더 현실적인 블록체인이 살아남을 것이다.